‘부러진 화살’과 민주적 사법개혁


최근 ‘부러진 화살’을 보았다. 영화는 저예산(?)의 영향이었을까, 사회적 논란이 없었다면 조금은 심심한 영화로 보였을 법했다. 주로 검찰과 변호인의 대립을 주요 갈등으로 삼고 있는 법정영화와는 다르게 피고인의 시각으로 재판부와의 갈등을 그려냈다.

재판관이 주재자이자 판결을 내리는 곳이기 대체적으로 판단을 유보해왔던 것과는 사뭇 다른 틀이었다. 그리고 그 갈등을 감정적 호소나 대의적인 정의감을 내세우기보다는 형사재판에서의 법적인 문제, 즉 검찰의 입증책임의 문제를 제기하며 사실적인 요소들을 더했다. 또한 일부이긴 하지만 재판과정은 공개되어 있는 공판조서에 따라 대체적으로 대사를 만들어 놓기도 했다.

재판, 법대로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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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다. 주인공이 “법대로 하자”며 법전을 흔들어보이던 것이다. 물론 주인공의 말처럼 법이 정해진 하나의 답만을 도출해내는 것이라는 말에는 선뜻 동의하기 힘들지만, 이 대사는 영화를 관통하며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대로 드러낸다.

일반 사람들이 일생에서 법정에 직접 서는 일은 흔한 경험은 아니다. 그렇지만 한번이라도 송사를 경험해본 사람들은 변호사나 법관에 의해 뭔가 불리한 대우를 받은 것은 아닌지 의심해보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또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이런 불편한 진실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에 사법불신이 이미 내장되어 있는 건 아닐까. 당사자가 재판절차와 법을 다 이해하고 재판에 참여하기는 매우 어렵다. 물론 여기에는 그전에 문제가 해결이 되지 못하고(형사사건을 제외하고) 법정에까지 올 수 밖에 없는 여러 경제, 사회적 문제도 있겠지만, 재판만 본다면 그런 측면이 있다.

사법, 제도개혁 넘어 국민 중심으로 바뀌어야

그런데 우리 사회의 사법개혁 의제에서 이런 부분들은 크게 다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물론 권위주의 사법에서 민주적 사법으로의 개혁은 중요한 문제다. 그렇지만 제도적인 개혁에만 국한된 개혁은 국민이 소외되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즉 민주적 사법개혁은 큰 맥락에서 국민의 사법참여와 법률서비스의 문제도 함께 다룰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런 시대적인 요청에 우리 사법부는 안일한 태도를 보인다. 물론 앞서의 문제를 사법부가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수동적으로 대법관 수 증원에 무조건 반대하거나 상고부를 두어 대법원의 업무를 경감시키는 문제 등만 주요하게 제기하는 것은 뭔가 빠진 듯한 느낌과 권위적인 사법부라는 인식을 지우기 어렵다.

지금 국회에서는 정치공세와 검찰 눈치보기에 밀려 고비처 설치가 계속 표류하고 있다. 고위공직자와 판검사의 비리에 대한 독립적인 수사기구의 설치와 더불어 이들에 대한 재판은 국민참여재판으로도 연결시켜야 하지 않을까.

신수경(새사회연대 정책기획국장)


"새사회연대 인권컬럼"은 새사회연대의 공식 입장이 아니며,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2012/01/30 14:54 2012/01/3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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